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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워홀리항민.

[D-DAY]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내고 나는 무언가 치밀하지 못했고

#워홀#워킹홀리데이#일본#자취#낭만
일기 41 2026. 4. 14.

사실 나는 여기에 워홀 일기를 매일 쓰려고 했다. 그런데 이런저런 일들도 바쁘고 몸도 피곤한 나머지 기록을 남기고 싶어도 남기지 못했다. 남기지 못한 것인가 그냥 게을렀던 것인가. 그것은 알 수 없지만, 오늘부터 마음을 다잡고 일기를 쓴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일기를 부지런히 쓰는 타입은 아니었다. 방학숙제로 일기 쓰기가 있었는데 거의 매번 밀려서 썼던 것 같다. 이번 일기도 그런 맥락으로 쓰여질 것 같다.

(워홀 하면서 유튜브 시작할거라는 말도 내뱉었지만 과연 실천할 수 있을까...)

2026/03/24 (D-DAY, 화):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내고 나는 무언가 치밀하지 못했고

한국에서

사실 출발하기 전부터 무언가 준비가 부족했다고 느꼈다. 4년 가까이 살던 자취방을 정리하면서 본가로 보낼 짐과 물려줄 짐, 가져갈 짐들을 어느정도 정리해 두었었지만, 생각지 못했던 다양한 이벤트들로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결국 미리 일본으로 보냈던 3박스의 짐들을 제외하고 일본으로 가져가고자 했던 짐들의 무게가 예상보다 한참을 웃돌았던 것을 눈치챘다.

베이스기타를 챙겨야 할 것을 예상하여 기본 15kg의 위탁수하물에 10kg을 더해 총 25kg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캐리어 무게만 30kg를 넘는 것이었다.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짐을 다시 분배하였다. 그렇게 하여 택배를 한 박스 더 보내기로 하고 나머지 짐들은 기내수하물로 가져갈 배낭과 종이가방에 넣어 적당히 무게를 맞추어 타협을 보았다.

급하게 따로 보내는 택배

베이스의 경우 내 베이스는 소프트 케이스였는데 두께감이 살짝 있어서 걱정을 했었다. 어떤 후기에 의하면 악기를 박스로 포장하여 보낸 사례가 있어서 그 내용을 참고하여 나도 기타 케이스를 박스로 포장하였다. (포장비 3만원 정도)

포장 서비스와 내 베이스

포장된 내 베이스

(사람 아님)

초과 수하물 가격과 대형 수하물 수수료까지 포함해 살짝 뼈아픈 지출을 하고 말았다.

가족들과 마지막 점심 식사를 간단하게 햄버거로 해결하고 게이트를 통과했다. 우리 가족은 나를 눌러싸고 나의 일본 생활을 위해서 기도해 주셨는데, 알 수 없는 감정으로 눈물이 나왔다. 그것은 내가 나고 자란 대한민국을 떠나 보내는 마음과 그 대한민국에 가족을 떠나 보내는 마음이었으리라. 쓸쓸하고 서운함 감정보다는 왠지 모를 미안한 감정이 밀려 들어왔다.

생각보다 게이트 통과가 늦었기 때문에 통과하자마자 탑승 줄에 섰다. 내 기내 수하물 배낭이 10kg였고, 손으로 들고 있던 종이가방 무게가 5kg 정도여서 이거 만약에 무게 검사하여 짤리면 어떡하나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비행기에 무사히 탑승했다... (ㅎ)

평야...

일본에서

나의 무대(!)가 될 나고야에 향하게 해줄 중부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나의 기타가 무사히 도착하기를 기도하며... 입국심사 받고 재류카드 받고 수하물 플랫폼에서 나의 짐들을 기다렸다.

짐도 무거웠던 나는 꽤 앞 좌석에 앉아 있었음에도 꽤 늦게 내렸다. 그 덕분인지 사람들의 캐리어는 한창 나오고 있는 중이었고 나의 캐리어도 마침 나왔었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내 기타는 나오지 않았고... 짐을 애타게 기다리던 나를 지켜보단 공항직원분께서 대형 수하물 내리는 장소를 안내해 주셨고 그쪽으로 향해 조금 기다리니 짐이 올라왔다.

짐 찾는곳에서 나온 내 베이스

박스 크기가 상당히 컸기 때문에 카트로 이동하는 것도 굉장히 힘들었었다. 세관을 통과할 때 기타 가져온 것들과 따로 우체국으로 부친 짐들이 있음을 알려드리고 서류를 받아 세관을 빠져나왔다.

나는 택배를 EMS가 아닌 국제우편 항공편으로 보냈는데 이걸 어떻게 말할지 좀 애매했다. 그래서 EMS는 아니고 유우빈카라... 이렇게 했더니 뭐 적당히 이해하시고 서류 작성을 안내해 주셨었다.

보안 구역을 다 통과하고 바로 악기 상태를 확인했다. 다행히 악기는 무사했으나, 케이스에 붙여두었던 캔배지가 몇개 떨어져 버렸다. 뭐... 악기가 무사했으니 아무렴 상관 없었다.

뽁뽁이 둘러진 것들을 전부 쓰레기통에 버리고 남은 박스가 애매했다. 안내 데스크에 박스 처리 방법을 물어보니, 별도로 수거하는 직원을 부르면 비용이 발생하고 그게 아니라면 휴지통에 들어갈 크기로 작게 잘라서 버려도 괜찮다고 하더라.

갈기갈기 찢겨 버려진 박스,,

무려 이것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30분 이상이 소요되었다! 부동산에 방문하기로 한 시간이 한참 지날 시점이었다. 그래서 부동산에 늦는 것을 알리고 쾌속 기차를 타고 정차할 역에 향했다.

특급열차

내가 들고 있던 것은 캐리어와 10kg 배낭, 7kg의 베이스, 5kg의 종이가방이었다. 종이가방이 터지지 않길 바라며 조심히 들고 갔는데... 도저히 캐리어를 들고 부동산까지 갈 엄두가 나지 않아서, 캐리어는 코인락커에 넣어 두고 배낭과 베이스를 들고 부동산에 향했다. 이 지점에서 나의 종이가방이 터저버려 멘탈이 같이 터저버렸다. 다행히 근처에 편의점이 있어 봉투만 구매했는데, 내용물이 그래서 그런지 이것도 금방 찢어지더라.

터진 멘탈을 부여잡고 카메라 가방은 메는 것으로 하고 나머지 짐들은 배낭에 쑤셔 넣었다. 다행히 무사히 들어갔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캐리어에 집어 넣어도 됐을 것 같은 양이었는데 왜 배낭에 굳이 넣으려 했던 것일까?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캐리어를 사용할 수 있었다면 했을 것 같다. 아마 캐리어를 먼저 넣고 종이가방이 터진 것으로 기억한다. 다시 생각해도 어지럽다.

그렇게 22kg의 짐을 몸에 지니고 부동산으로 향하는데 정말 오랜만에 행군을 하는 기분이었다.

부동산에서는 열쇠를 전달 받고, 관리 회사에서 사용하는 앱을 안내 받아 설치하고 가입 과정을 진행하려는데 잘 진행되지 않아 추가 절차를 안내 받고 우편함 사용법 등을 안내 받고 부동산을 나왔다.

코인락커가 있는 역으로 다시 이동하여 캐리어를 꺼내고 걸어서 집으로 향했다. 그냥 걸어서는 약 11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는데, 짐들때문에 많이 늦었다.

집 현관문!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섰는데 드디어 내 집에 도착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등은 없고, 어두운 방에 대충 짐들을 꺼내 두고 필요한 것들만 챙겨 근처 넷카페로 향했다. 물은 나오지만 따뜻한 물이 아직 나오지 않았고 전등도 없어 불을 켤 수 없었기 때문이다.

넷카페 카운터

넷카페에서의 경험은 생각보다 그렇게 좋지 못했다. 외부 음식 반입은 가능했지만 안에서 다른 넷카페처럼 음식을 주문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또 좌식 룸으로 안내를 받았는데 그것도 너무 좁고 불편했다. 그나마 샤워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집보다는 따뜻했다는 것 뿐..?

패밀리마트에서 산 저녁식사

일본에서의 첫 식사는 편의점에서.

넷카페 방